
우아한 형제들 사옥에 가면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법 11가지'가 붙어있다. 그중 네 번째가 "잡답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이다. 2017년엔가 사옥에 방문하여 그 글을 보았을 때도 공감을 했었지만 매우 절실히 잡담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 계기는 최근의 재택근무 때문이다.

재택근무에서는 잡답을 나누기 어렵다. 업무가 계획과 효율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잡담은 계획에 없는 비업무에 가깝기에 시간을 할애하기 어렵다.
잡담은 '의도치 않은 우연'이라는 방식으로 사람을 통해 정보를 전파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내가 A라는 동료와 잠시 커피를 마시며 하는 대화 속에 뜻밖의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근처를 지나가던 동료 B는 그 아이디어에 본인의 경험을 보탠다. 나와 동료 A, B는 각자 얻게 된 새로운 정보와 아이디어를 가지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다. 그리고 옆 사람에게 새롭게 알게 된 정보를 전달한다. "C 책임님, 혹시 알고 계세요?" 하고
재택근무에서는 이런 우연이 일어나기 어렵다. 명확한 목적과 Task가 아니면 전화나 화상 회의, 메신저 채팅을 하기가 부담스럽다. 계획된 업무의 효율은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과연 가치나 효과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을까?
[맺으며]
어제는 대면 업무가 필요해서 오랜만에 서울 오피스로 출근했다. 그중 1시간가량을 동료와 잡담했는데, 그 잡담 속에서 얻은 정보와 가치는 내가 지난 1주일 동안 공식적인 메일, 화상회의 등에서 얻은 것보다 훨씬 더 큰 도움이 되었다.
[덧붙여]
나는 센터장님(임원)께 캐주얼한 커뮤니케이션을 자주 하는 편이다. 주로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는 시간을 이용하여 추진 중인 업무나 의사결정이 필요한 사항을 말씀드린다(물론 가벼운 이야기도 있긴 하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도 잡담에 속한다고 볼 수 있는데, 업무에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리더와 구성원 상호에게 모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이 글은 2020년 초에 작성되었습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조직 역시 잡담은 중요한 가치이며 코로나는 어느 정도 진정되어 구성원들과 즐겁게 이야기하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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