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HR Data & Analytics

데이터가 구성원의 퇴직 가능성을 예측했다면

Youngchan Jo 2023. 2. 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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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애널리틱스(People Analytics), 그 이후를 고민할 때가 되었다.

 

과거의 HR 데이터를 사용하여 퇴직을 87%의 정확도로 예측하는 모델을 만들었다고 가정해보자. 의사결정나무를 썼든 딥러닝을 돌렸든 상관없다. 이 글에서는 방법론을 논하지 않지만 퇴직 예측 모델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캐글(Kaggle) 링크를 남긴다.(https://www.kaggle.com/pavansubhasht/ibm-hr-analytics-attrition-dataset)

 

본론으로 돌아오자. 퇴직 예측 이후 우리가 취할 수 있는 가장 적절한 행동은 무엇일까? 더 많은 아이디어가 있겠지만 간단하게 5지선다의 객관식 문제로 만들고 조금 더 구체적인 상황을 설정해 보았다.


[문제] 오늘은 20XX년 12월 1일이며 개인 평가 시즌이다. HR담당자인 당신의 팀에는 작년부터 데이터 분석가가 합류했다. 그는 정확도 87%의 퇴직 예측 모델로 구성원 1,000명 중 1년 안에 퇴직할 가능성이 높은 직원 5명을 파악하여 당신에게 명단을 전달했다. 당신이 취할 수 있는 다음의 행동 중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객관식)

① 퇴직 시 발생할 공석에 대비하기 위해 인원 보강 계획을 수립한다.

② 퇴직을 막기 위해 개인 평가에서 높은 등급을 주고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③ 직속 상사를 통해 면담을 하고 이슈를 파악한다.

④ 해당 인원는 중요 업무를 맡기지 않고 비밀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면밀히 감시한다.

⑤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피플 애널리틱스가 고도화 되었을 때 HR 담당자인 당신이 마주하게 될 상황이다. 피플 애널리틱스가 모든 의사결정을 쉽게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오히려 더욱 어려운 의사결정 상황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 문제는 아래의 이슈를 고민하기 시작하면 더욱 더 골치 아파지기 시작한다.   

 

[HR 담당자를 더욱 고민에 빠지게 하는 생각들]

・ 퇴직 예측 모델의 결과와 취해야 할 행동에 대해 팀장 혹은 임원에게 어떻게 보고할 것인가?

 87%라는 퇴직 예측 정확도는 높은 것인가? 혹은 낮은 것인가?

 퇴직할 가능성이 높은 직원이 고성과자라면? 혹은 저성과자라면?

 저성과자라면 퇴직하게 그냥 둘 것인가?

 고성과자라면 퇴직을 막기 위해 고평가나 인센티브를 주는 것이 합당한가?

 퇴직을 막기 위해 제공하는 인센티브는 어느 정도 수준이 합리적인가?

 인센티브 등의 행위로 퇴직을 막은 뒤에는 어떻게 할 것인가?

 

퇴직 예측 모델이 제대로 설계되었고 정확한 분석 결과가 나왔다고 할지라도 피플 애널리틱스 이후의 문제는 단순해지지 않는다. 사업과 조직에 따라, 혹은 구성원의 개인 특성에 따라 [문제]에서 언급한 선택지 중 적합한 행동이 없을 수도 있고 몇 가지 선택지를 동시에 실행해야 할 수도 있다. 상상해볼 수 있는 가장 긍정적인 상황은 [문제]에서 보기로 제시한 각각의 선택지가 가지고 오는 결과까지 데이터로 남아있는 경우이다. 그런데 퇴직이라는 이벤트는 자주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퇴직 예상자에게 취하는 행동이 실제 퇴직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는 모델]은 현실 세계에 존재하기 매우 어렵다. 게다가 이런식으로 가다간 모든 의사결정에 모델이 필요하다. 결국 모델 없이 의사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시점은 반드시 찾아온다.

 

HR 담당자인 당신의 마음이 답답해지기 시작한다. 이전에는 퇴직 의사를 밝힌 구성원만 케어하면 되었는데 퇴직 확률이 높은 구성원까지 케어해야하는 역할이 추가로 생긴것이다. 이쯤되면 HR팀에 합류한 데이터 분석가가 슬슬 미워지기 시작한다. 예측 모델이 제대로 설계된 거 맞아? 5명 다 퇴직 안할 수도 있잖아? 어떤 행동을 취했을 때 오히려 부작용이 생기는 거 아니야? 데이터 분석가 제대로 뽑은거 맞아? 와 같은 생각도 머리를 스친다.

 

예측하는 것,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