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는 한 달에 한 번, Communication Day를 한다. 말 그대로 모두가 Communication을 하는 소통의 장이다. 이 날을 준비하고 운영하는 부서가 있고 담당자가 있다.
이번 달은 특별 이벤트가 있다. 바로 '다른 부서의 구성원 칭찬하기'였다. 구성원이 주고받은 칭찬의 수가 특정 수치 이상을 넘을 때마다 모두에게 돌아가는 선물도 있었다. 좋은 기획이라고 생각했다.
나는 열 한 명을 칭찬했다. 아주 작은 도움이라도 받았던 분들을 일일이 열거하여 구체적으로 무엇이 감사했는지에 대해 작성했다. 그리고 내 칭찬의 가장 첫 번째는 이 이벤트를 기획하고 안내 메일을 보내준 담당자분이다. 나는 아래와 같이 보냈다.(참고: 우리 회사는 Research Fellow를 줄인 RF라는 표현으로 서로를 호칭한다.)
A RF님! 이런 멋진 기획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얼굴을 보며 하기는 어려운, 다소 소소하지만 꼭 말하고 싶었던 감사와 칭찬의 메시지를 전해둘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신 덕분에 모든 구성원의 친밀감이 한층 두터워질 것 같아요. A RF님의 기획의 성과가 XXX건 이상의 칭찬으로 결실 맺어지길 응원합니다!
그리고 나는 바로 답장을 받았다.
와우 영찬 RF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내심 5건 이상 칭찬해주시는 분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요... 큰 힘이 됩니다. 저에 대한 응원도 너무 감사합니다.
칭찬은 어렵지 않다. 나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와 같은 책은 읽어본 적도 없지만 '칭찬을 잘한다는 칭찬'을 받곤 한다. 내가 생각하는 칭찬의 두 가지 핵심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구체적이어야 한다.
감탄이 주를 이루는 칭찬은 오래가지 않는다. 와 멋져요! 대단해요! 근사해요! 고마워요! 이런 류의 칭찬은 '스토리'를 담고 있지 않다. 칭찬하는 사람은 진심이더라도 상대방의 기억에는 남지 않는다. 그러나 구체적인 상황과 사건을 언급하면 각인된다. 진심이 느껴진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B RF님, 제가 지난 수 금요일에 우산을 깜빡해서 어쩔 줄 몰라하고 있는데 먼저 부탁도 드리기 전에 제 마음을 알아채시고 선뜻 우산을 빌려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집에 맘 편히 갈 수 있었어요."
세상에 사소한 행동이나 마음은 없다. 아주 작은 선의라도 구체적으로 칭찬하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해보자.
두 번째, 상대방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
상대방이 어떤 상황에 놓여있었는지, 그리고 어떤 이유로 선의의 행동을 했는지, 또는 최근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헤아리는 것이 좋은 칭찬이다. 우리는 모두 마음속에 남에게는 차마 말하지 못하는 어려움과 속상함이 있다. 다. 누군가 그 마음을 헤아려주고 칭찬까지 더해준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A RF님, 평소에도 업무가 많아 메일과 전화도 많이 받으시고 야근도 잦으신대 지난번에 제가 급하게 부탁드린 건의 시급함을 이해해주시고 도움 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어제도 저녁 식사를 거르신 것 같아 간단히 드실 수 있는 샐러드를 감사의 인사와 함께 드립니다. 업무도 중요하지만 건강도 꼭꼭 잘 챙 시기시길 바라요!"
내 맘을 알아주는 사람만큼 고마운 사람은 없다. 온전히 상대방이 되어서 어떤 위안이 필요한지 생각해보자.
위의 두 가지 조건을 갖추려면 칭찬하는 사람의 '진심'이 있어야 한다. 마음에서 기꺼이 우러나오는 칭찬은 구체적이며 상대방의 마음을 울린다. 칭찬에 대해 왜 이렇게 자신있냐고? 나는 칭찬이 전공이다. 오죽하면 이름에도 담겨있다. 영찬의 찬(讚)은 칭찬하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사람은 이름대로 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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